물고기 잡는 틀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것. 물고기를 잡았으면 그것은 잊어야 합니다. 덫은 토끼를 잡기 위한 것. 토끼를 잡았으면 그것은 잊어야 합니다. 말(言)은 뜻을 전하기 위한 것. 뜻을 전했으면 그것은 잊어야 합니다. 나도 자기 말을 잊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장자, 외물 26:13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장자에게 큰 가르침을 받았던 구절입니다. 옛날 이론이긴 하지만 시니피에, 시니피앙도 생각이 나는 구절입니다. 디자인도 UX도 마찬가지로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기 때문에 의미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구절 자기 말을 잊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말을 가슴속에 세기고 아래 글을 한번 보시죠~
인터페이스란
요약하면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것을 길게 풀어쓰면 사물과 사물 사이 또는 사물과 인간 사이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물리적 매개체나 프로토콜. 이렇게 되는데 굳이 이 정도까지 기억하실 필요 없습니다. 인터페이스에 필요한 조건은 서로 다른 것이 떨어져 있어서 의사소통이 필요해 생긴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의를 조금만 더 위로 가져가 보죠. 그럼 우리는 인터페이스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 아닌 누군가와 만날 때, 우리는 인터페이스를 필요로 합니다. 그 관점에서 생활 속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1. 말과 글
‘야!’, ‘왜?’, ‘밥 먹었어?’, ‘응’. 우리는 말과 글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우리는 말과 글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외국인을 만나면, 사고 언어 및 사용 언어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글을 인식하게 됩니다. 아 내가 한국어를 쓰고 있었구나. 아 내가 한국어로 생각을 하네를 인지하게 합니다. 우리 사회의 인터페이스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당연히 한국어이고 한글을 통해 우리는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했지만 언어도 사람과 사람간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입니다. 말은 어느 정도의 기술력 없이는 저장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말을 문자라는 규칙을 만들어 저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통해 우리의 문명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컴퓨터와 사람도 글자를 통해서 의사소통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CLI입니다. Command-Line Interface는 글로 컴퓨터와 사람을 소통하게 하는 도구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언어는 문법을 다 알아야 하고 단어도 다 알아야 원활히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불편합니다. 지금 시대에 다시 사용해 본다면 전혀 다시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UI입니다. 이 불편함을 바꾸고자 GUI가 등장했습니다. 시각 규칙 쪽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CLI는 문자로 컴퓨터와 소통을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식이고, AUI라고 하는 조금 되긴 했지만 ‘시리야’라고 불러서 명령을 실행하는 것은 AUI라고 합니다. 지금도 사용하고 있지만 현재 시대의 메인은 누가 봐도 GUI입니다.
2. 그림 혹은 그림 문자
픽토그램은 올림픽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특히 다국적 사람들이 머무는 공항에 많이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말과 글은 배움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림 문자는 보는 즉시 이해가 됩니다. 이럴 때는 보통 직관적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인지 — 언어 — 해독 — 연상 — 이해’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인지 — 연상 — 이해’로 이어집니다. 이것이 해당 과정을 뒷받침하는 것이지요. 시각 언어에는 많은 종류의 표현이 있지만 상세화, 단순화, 문자의 세계로 나누어집니다. 이는 나중에 더 상세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이니 좀 뒤로 넘겨두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픽토그램은 앞선 문자보다 장점은 인지가 빠르고, 별다른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해독하고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문화, 언어를 초월해 존재합니다. 더 범용화 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점이 명확한 것을 사용해 앞선 시대의 사람들은 GUI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Graphic User Interface입니다. 문자에서 그림을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수고를 덜었는지 알 수 있는 지표. 바로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이 아이패드로 유튜브에서 핑크퐁을 보는 장면을 보면 참 경이롭습니다.
GUI는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어 너무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조금의 장벽을 넘어가면 바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니 사실 요즘은 컴퓨터보다 모바일 혹은 태블릿을 먼저 사용하니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3. 표정과 행동
아직 컴퓨터가 이해하지 못하고 구현하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감정은 우리도 많은 이해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이성을 많은 부분 지배하고 있습니다. 욱해서 하는 행동들은 이불 킥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발생시킵니다. 우리는 표면적인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닌, 표정과 행동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합니다. 이는 우리가 만나 정말 많은 정보를 전달합니다. 언어로 만들 수 없는.
어찌 보면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이유가 말과 글이 그리워서가 아니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서 그런 건 아닐까요?
하나하나 뜯어보면 정말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뭔가 말을 덜한 것 같은데… 다음 기회에 다시 더 상세하게 이보다 더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Deep하게 들어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