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병원 건강검진 후기 – 무엇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가?


2024년 8월 2일 건국대 병원(이하 건대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진행했다. 새롭고, 고급스럽고, 완성도 높은 경험을 하고 와서 정리하고 공유하고자 글을 적는다. 


검사 전 

많은 서비스 중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 선택

회사 건강검진으로 진행한 건강 검진 장소 중 건대 병원이 최고였다. 차병원과 건대 병원이 항목이 비슷했는데, 크게 차이점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집(중랑구)에서 그나마 가까운 건대를 선택했고, 평소에 신경쓰고 살지 않았던 것들을 확인해보고자 아래와 같은 항목을 선택했다.
  • 대장내시경
  • 혈액을 통한 알러지 검사
  • 뇌 CT
대장내시경은 처음하는 대장내시경이라 이번주 내내 제대로 뭘 먹었던 기억이 없다. 대장내시경할 때 먹을 수 있는 음식만 먹고 살면 금새 불행해질 것이다. 대장내시경을 처음하기 때문에 악명높은 대장내시경 약을 먹을 때의 고통을 듣기만 해서 상상 속의 고통때문에 좀 무서워했다. 막상 대장내시경 약을 먹으니 맛이 없진 않았으나, 많은 양의 물을 먹어야한다는 것에 괴로웠다. 그리고 신기하게 먹고 20분내로 신호가 와서 화장실에서 계속 살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약을 먹을 때는 그러려니하고 먹었는데 거의 물만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절대 이걸 밖에서 먹으면 안된다. 화장실이 없다면 외부라면 그건 참 곤란하다.

사용자와의 다양한 컨택 포인트

건강검진을 할 때마다 헛갈리는 것들이 많다. 언제부터 금식을 해야하는지, 언제까지 가야하는지 이런 것들이 가장 헛갈린다. 이런 페인포인트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선 문자와 카톡 메시지로 내가 언제 건강검진이 있다고 한달전, 2주전, 1주전, 2일전, 1일전 알림이 왔다. 여기서 세심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검진 2주전으로 기억되는데 전화로 와서 검진이 가능한지 물어보는 것도 건강검진 항목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점이 배려받고 있고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는 느낌이 아닌 우리가 케어해주고 있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우편을 통해 검진에 필요한 채변 용품, 대장검사 용품들을 택배로 받았을 때 많은 설명서와 용품으로 당황했으나 하나 하나 읽고 숙지하니 편리했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아직 인쇄 매체의 유용성을 살아있다.

검사 중

찾아오는 길 안내 메시지

카톡으로 전날에 어디로 찾아오라고 아래 이미지처럼 안내가 왔다. 물론 간략한 정보가 모든 길 안내를 대체할 수 없지만, 저 문구에서 네이버 지도, 카카오 지도로 길찾기 기능이 같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최신식 장비

헬스케어 센터를 들어갔을 때, 잘못온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었다. 고급 호텔 혹은 고급 사우나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모든 것이 목재로 되어있는 듯한 인테리어에 간접 조명으로 분위기를 낸 것이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는 병원이 아닌 호텔같은 포근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이름, 생년월일을 통해서 접수를 하고 검진표와 필요한 절차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로비도 포근한 소파와 건강과 관련된 잡지 혹은 도서로 안내해주는 것이 달랐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공장에 온 것 같은 병적으로 집착하는 듯한 콘크리트에 흰색 페인트로 마무리되어 있고 위에는 항상 형광등 같은 것이 있던 공간과 달리, 따듯한 온도의 조명 포근한 감촉 등이 사용자로 하여금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주었다.

탈의실 입구에서 위의 이미지에서 보이는 팔찌를 주는데 이것이 탈의실의 내 사물함의 열쇠이자 내가 건강검진 섹션으로 접어들 때, ‘저 왔어요’하는 장치이다. 대기자 명단이 있는 스크린 아래에 해당 팔찌를 태그하면 내 이름이 자동으로 등록되며 몇 차례 뒤에 내 순서가 있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알려준다. 그리고 이 팔찌도 부드러운 실리콘 제질에다 시계줄과 같은 끈조절을 함으로서 내 손목의 크기에 맞출 수 있었다.

완결성 있는 경험

시작과 끝이 명확한 경험이었다. 시작은 손목에 있는 태그를 통해 나의 위치와 검진 항목을 알리고, 다음 검진 위치는 명확한 숫자로 알려주고 안에 있는 직관적인 사이니지가 혼란스러움을 최소화했다. 사용자 동선에 알맞게 되어 있었다. 이 표현보다는 사용자의 경험과 동선을 고려해서 설계한 하드웨어(인테리어)와 그 안에 담긴 소프트웨어(사람, 검진 절차, 안내 방법)등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