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상을 사람에게 맞추기
대부분의 경우 그 기능이 무엇인가, 잡거나 밀거나 당기는 부분이 어느 것인가, 혹은 어느 부품이 다른 장치를 작동시키는가 등을 봄으로써 알아차릴 수 있다. … 물리적 장치들은 사용 방법을 알아내는데 매우 도움이 되는 어포던스, 대응성, 제약성을 가지고 있다. … 수행해야 할 과제의 본질과 인간의 능력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인간들은 이해와 원리와 목적을 추구한다. 우리는 경험이나 이야기 그리고 사건들을 기억하는 것은 잘하지만 현대 생활의 세세한 것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변화를 매우 빨리 알아차린다. 또 모호하고 숨겨져 있는 패턴과 의미도 알아차린다. 기술이 인간의 상황과 조건에 맞춘다면 이 갈등은 최소화되거나 제거될 수 있다.
더구나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우리는 작은 집단 속에서 의사소통을 하고, 개인의 능력을 넘어서는 업무를 성취하기 위해 공유하고 협동한다. 협동은 언어와 신체의 의사소통 능력을 통해 촉진된다. 사람들은 생물학적으로 풍부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우리는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관계를 이용하며 해석을 고안해낸다.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이해하도록 도움을 준다.
우리는 정보에 기반을 둔 기술적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지식과 정보는 모두 비가시적이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형태가 없다. 정보와 지식의 모양, 질료, 조직을 제공하는 것은 전달에게 달려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술로 가득찬 지금의 세상은 너무 많은 부분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추상적이어서 우리의 가장 강력한 능력을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정보 매체는 반드시 인간에게 순종하는 형태를 취하지는 않는다. 정보는 추상적이고 비가시적이라는 점에서 진짜 내적인 인공물이다. 정보는 그 내용에 관계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내적으로 표상된다. 이런 점은 모든 것이 2진법으로 표현되어 0과 1로 대체되는 디지털 매체의 경우에 특히 그러하다.
디지털 매체는 몇 가지 불리한 점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로 하여금 매체에 쉽게 접근하여 사용법을 이해하게 만드는 일이다. 모든 것에 적용되는 공통적인 형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즉 의미 있고 해석 가능한 방식으로 조직화된 소리, 시각, 촉각 등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그 결과, 정보를 가시적이게 하여 인공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기의 디자인 더욱 의존하게 된다.
인공물들을 쉽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디자이너가 이해 가능하고 일관된 구조로 설계해주어야 한다. 디자인은 마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야 한다. 디자인팀은 인공물로 사용의 도움을 주려는 과제와그것을 사용할 사람들을 고려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 도널드 노먼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제품과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면서 살아갑니다. 스마트폰을 켜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등 일상의 모든 순간에 우리는 디자인과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호작용이 얼마나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오늘은 UX 디자인의 핵심 개념인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에 대해 알아보고, 이들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더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만드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어포던스: 행동의 가능성
어포던스(Affordance)는 사용자와 객체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객체가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지를 의미합니다. Nielsen Norman Group에 따르면, 어포던스는 사용자가 제품이나 인터페이스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1].
일상 속 어포던스의 예
- 문손잡이: 손잡이의 형태에 따라 밀어야 할지, 당겨야 할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 스마트폰 화면: 터치스크린은 탭, 스와이프, 핀치 등 다양한 제스처를 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 버튼: 물리적이든 디지털이든, 버튼의 형태는 ‘누르기’라는 행동을 유도합니다.
시그니파이어: 행동의 힌트
시그니파이어(Signifier)는 어포던스를 더 명확하게 만드는 시각적, 청각적, 또는 촉각적 힌트입니다. Don Norman의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 책에서 소개된 이 개념은, 사용자에게 어떤 행동이 가능한지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2].
일상 속 시그니파이어의 예
- 푸시/풀 사인: 문에 붙어있는 ‘밀기’ 또는 ‘당기기’ 표시는 명확한 시그니파이어입니다.
- 링크의 밑줄: 웹페이지에서 밑줄 친 텍스트는 클릭 가능한 링크임을 나타냅니다.
- 음량 아이콘: 스피커 모양의 아이콘은 소리 조절 기능을 나타냅니다.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의 조화
효과적인 UX 디자인은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의 적절한 조화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제품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성공적인 디자인 사례
- 아이폰의 슬라이드 to 언락: 초기 아이폰의 잠금 해제 방식은 ‘밀어서 잠금 해제’ 텍스트와 함께 화살표 아이콘을 사용해 사용자에게 명확한 행동 지침을 제공했습니다.
- 인스타그램의 카메라 아이콘: 중앙에 위치한 카메라 아이콘은 사진 촬영 기능을 직관적으로 나타냅니다.
- 구글 검색창: 간단한 텍스트 입력 필드와 돋보기 아이콘의 조합은 검색 기능을 명확히 표현합니다.
UX 디자인에서의 적용
Nielsen Norman Group은 효과적인 UX 디자인을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제시합니다[4]:
- 시스템 상태의 가시성: 사용자가 현재 시스템의 상태를 항상 알 수 있어야 합니다.
- 시스템과 현실 세계의 일치: 사용자에게 익숙한 개념과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 사용자 제어와 자유: 사용자가 실수로 선택한 기능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 일관성과 표준: 플랫폼의 규칙을 따라 일관된 의미와 행동을 제공해야 합니다.
- 오류 예방: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예방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들은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의 개념을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디지털 시대의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의 개념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터치스크린, 음성 인터페이스, 증강현실 등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형태의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를 요구합니다.
새로운 기술에서의 적용 사례
- 음성 인터페이스: “Hey Siri” 또는 “OK Google”과 같은 음성 명령어는 음성 인터페이스의 어포던스를 나타냅니다.
- 증강현실: AR 앱에서 실제 환경에 겹쳐진 가상 객체들은 상호작용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나타냅니다.
- 제스처 기반 인터페이스: 화면을 넘기는 동작을 유도하는 애니메이션은 스와이프 제스처의 시그니파이어 역할을 합니다.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의 미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영역에서 그 중요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AI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가 필요할 것입니다.
- 사물인터넷(IoT): 연결된 기기들 간의 상호작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요구될 것입니다.
-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상호작용 방식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할 것입니다.
결론: 인간 중심 디자인의 핵심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는 UX 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을 넘어 사용자의 경험을 풍부하고 만족스럽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효과적인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 디자인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 사용자 연구: 타겟 사용자의 행동, 기대,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 일관성: 플랫폼 내에서, 그리고 가능하다면 플랫폼 간에도 일관된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 명확성: 모호함을 피하고 명확한 시각적, 청각적 힌트를 제공해야 합니다.
- 피드백: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즉각적이고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합니다.
- 접근성: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용자들이 모두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어떤 형태로든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계되었는지가 바로 그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성과 사용자 경험을 결정짓습니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질수록, 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용자의 니즈와 기대에 맞게 최적화된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를 가지게 된다면, 우리의 일상은 얼마나 더 편리하고 즐거워질까요? 어포던스와 시그니파이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창의적인 적용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1] https://www.nngroup.com/articles/top-10-application-design-mistakes/
[2] https://careerfoundry.com/en/blog/ux-design/affordances-signifiers-feedback/
[3] https://careerfoundry.com/en/blog/ux-design/affordances-ux-design/
[4] https://aguayo.co/en/blog-aguayp-user-experience/what-are-the-10-usability-principles-by-nielsen/
[5] https://www.nngroup.com/articles/principles-visual-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