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공개의 딜레마: 우리는 왜 투명성을 원하면서도 혼란스러워할까?

정보를 세상에 공개하라

지속적인 표시를 통해 어떻게 작동되는지 사람들에게 상기시키고, 지시에 따라 적합하게 행동하거나 특정 행위를 취해 줄 것을 호소한다. 그렇지만 표시가 있다는 것은 나쁜 디자인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표시를 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 안 된다. 이상적인 세상은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의도한 대로 한 치의 망설임이나 고인 없이 자연스럽게 따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표시를 통해 이해의 부족함을 채운다.

넘치는 표시는 혼란을 가져온다

우리가 편의를 위해 스스로 붙인 표시는 유용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붙인 표시는 혼란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넘치는 정보를 항상 최신으로 업데이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간단한 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가?

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데, 이때도 복잡함은 어김없이 섞여 있다. 정보를 제공하는 두 가지 방식의 차이를 살펴보자. 기존 방식인 종이책은 상세하고 쉬운 설명이 있다. 구조가 고정적이어서 이해도 빠르다. 새나 종의 이름만 찾으면 알아야 할 내용을 한 두 페이지 내에서 모두 볼 수 있다. 반면 태블릿 PC의 e북 안내서는 고정된 체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것은 인터넷과 같다. 무엇 하나도 체계가 간단하지 않다. 무언가를 찾으려면 검색을 해야 한다. 특성을 입력하면 몇가지 가능성이 제시된다. 그렇지만 약간 어렵더라도 초보자에겐 e북 안내서가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다. 반대로 전문가에게는 고정된 구조로 된 안내서가 더 편리하다.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 복잡한 세상의 디자인, 도널드 노먼


우리는 종종 “정보는 자유롭게 흘러야 한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이런 생각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이 정답일까요? 오늘은 정보 공개와 투명성의 관계, 그리고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정보 공개에 대한 오해

닐슨 노먼 그룹의 Don Norman은 “정보 공개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너무 많은 정보가 오히려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일상생활의 예: 스마트폰 설정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설정 메뉴를 생각해봅시다. 모든 설정 옵션을 한 번에 보여주는 것이 투명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용자를 압도하고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 너무 많은 옵션: 배터리, 디스플레이, 보안, 앱 등 수십 가지 카테고리
  • 복잡한 용어: 일반 사용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기술적 용어들
  • 숨겨진 중요 설정: 정작 중요한 설정이 너무 많은 옵션 속에 묻힐 수 있음

이러한 복잡한 정보 구조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기본 설정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필요한 설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투명성의 필요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Norman은 “적절한 투명성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투명성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 제공 방식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예시: 공공 기관의 정보 공개

공공 기관의 정보 공개를 생각해봅시다. 시민들은 정부의 활동에 대해 알 권리가 있지만, 모든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 정보의 과부하: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중요한 내용을 놓칠 수 있음
  • 맥락의 부재: 단순한 데이터 나열은 의미 있는 해석을 어렵게 만듦
  • 보안 문제: 민감한 정보가 잘못 공개될 경우 심각한 문제 발생 가능

따라서 공공 기관은 정보를 공개할 때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정보 공개와 사용성의 균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접근을 해야 할까요? 닐슨 노먼 그룹은 ‘적절한 정보 공개’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듈화의 중요성

복잡한 정보를 잘 정리된 모듈로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 웹사이트는 다양한 정보를 카테고리별로 구분하고,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직관적인 내비게이션

정보 구조와 내비게이션이 직관적이어야 합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용자 중심 정보 설계의 중요성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 중심의 정보 설계입니다. 닐슨 노먼 그룹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합니다:

  1. 사용자 리서치: 사용자들의 실제 니즈와 정보 탐색 패턴을 이해합니다.
  2. 중요한 정보 강조: 가장 중요하고 자주 찾는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3. 불필요한 정보 제거: 거의 사용되지 않는 정보는 과감히 제거하거나 숨깁니다.
  4. 단계적 공개: 복잡한 정보는 필요할 때만 보이도록 합니다.

예시: 온라인 쇼핑몰

온라인 쇼핑몰을 예로 들어봅시다. 초기 화면은 간단하게 유지하되, 사용자가 원하는 경우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기본 상품 정보는 간단히 표시
  • 상세 스펙이나 리뷰는 ‘더 보기’ 버튼을 통해 제공
  • 복잡한 배송 정책이나 환불 규정은 별도 페이지로 링크

이렇게 하면 초보 사용자도 쉽게 쇼핑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상세 정보를 원하는 사용자의 니즈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정보 공개의 심리학: 왜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원할까?

닐슨 노먼 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종종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심리적 요인들 때문입니다:

  1. 불확실성 회피: 더 많은 정보가 더 나은 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
  2. FOMO(Fear of Missing Out): 중요한 정보를 놓칠까 봐 하는 두려움
  3. 통제감: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줌

예시: 영화 선택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때를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종종 영화를 선택하기 전에 줄거리, 배우 정보, 리뷰, 평점 등 다양한 정보를 찾아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정보가 실제로 우리의 영화 경험을 더 좋게 만들까요? 때로는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오히려 결정을 미루거나,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 실제 감상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보 공개의 윤리: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까?

정보 공개에는 윤리적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개인정보와 관련된 경우, 투명성과 프라이버시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시: 소셜 미디어 프라이버시 설정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프라이버시 설정을 생각해봅시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얼마나, 누구에게 공개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이 너무 복잡하면, 많은 사용자들이 기본 설정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어 의도치 않게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결론: 의미 있는 투명성을 향해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의미 있는 투명성’입니다. 이는 단순히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정말 필요하고 유용한 정보를 적절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Don Norman은 “좋은 디자인은 복잡한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정보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정리하고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방식으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1. 사용자 연구: 사용자가 실제로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2. 맥락 제공: 단순한 데이터 나열이 아닌, 의미 있는 맥락과 함께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3. 단계적 공개: 기본적인 정보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 더 상세한 정보는 필요에 따라 제공합니다.
  4. 지속적인 개선: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정보 제공 방식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삶과 기술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복잡성을 잘 다루고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의미 있는 투명성을 추구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고, 더 풍요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용:
[1] https://www.nngroup.com
[2]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922991/
[3] https://academic.oup.com/cybersecurity/article/9/1/tyad005/7090151
[4]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9-023-018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