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사람 탓이 아니다: 인간이 아닌 시스템 오류를 이해하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과 시스템들은 종종 ‘인간의 실수’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되곤 합니다. 도널드 노먼은 그의 책 The Design of Everyday Things에서 이와 같은 사고방식을 비판하며, 많은 경우 이러한 오류는 ‘사람’이 아닌 ‘디자인’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글에서는 시스템 오류와 인간의 실수를 분리하는 방법을 탐구하며, 일상 속에서 이런 오류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인간 오류인가 시스템 오류인가?

노먼은 “산업 사고의 약 75-95%가 인간의 실수로 발생한다는 통계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오류가 주로 인간 때문이라면, 그것은 오히려 시스템 설계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점은,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자체가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시스템 오류의 예로 그는 조작 방식이 직관적이지 않거나 실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를 들고 있습니다.

실수의 유형: 실수와 오류의 차이

노먼은 실수를 두 가지 범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슬립’으로, 올바른 목표를 설정했지만 실수로 다른 행동을 수행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놓치지 않으려는 행동에서 손가락을 잘못 움직여 다른 앱이 열리는 상황이 이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는 ‘실수’로,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라 행동한 경우입니다. 이는 목표 설정 자체가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때 발생합니다.

일상생활 속 시스템 오류의 사례

노먼이 제시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일상적인 예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주차 시스템
    많은 사람들은 주차장에서 잘못된 버튼을 눌러 주차 시간이나 결제를 재설정하게 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에게 명확한 피드백이나 안내가 제공되지 않아 실수가 발생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실수하지 않도록 시스템 설계에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2. 호텔 카드 키 시스템
    호텔에서 카드 키를 통해 객실 문을 여는 경우, 방문객이 종종 잘못된 방향으로 카드를 삽입하거나 제시간 내에 카드를 빼지 않아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시스템 자체가 이러한 방향성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실수입니다.
  3. 자동차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대부분의 운전자를 도와주는 중요한 도구지만, 불명확한 안내나 복잡한 인터페이스는 종종 사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 중 갑작스러운 경로 재설정이나 불명확한 음성 안내는 운전자가 오판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결책: 디자인을 통한 오류 방지

노먼은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시스템 설계가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그들의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다음과 같은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안합니다.

  • 직관적인 피드백 제공: 사용자가 수행한 작업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여 자신의 행동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 재설정 및 취소 기능: 실수로 잘못된 작업을 수행했을 때 이를 취소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여, 사용자가 오류를 되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안전 장치와 중첩 방지: 중요한 작업을 수행할 때 중복 확인을 요구하는 방법이나, 잘못된 동작을 수행할 가능성을 줄이는 물리적 장치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결론

도널드 노먼의 주장은 사용자 오류가 실제로 시스템 디자인 문제에서 기인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사용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인간 중심 디자인의 원칙은 사용자에게 더욱 안전하고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이러한 철학이 더 널리 적용될 때, 일상에서의 불필요한 오류는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