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표상과 내적 표상
인공물은 본래 지니는 가시성에 따라 표면 인공물과 내적 인공물의 두 범주로 나눌 수 있다. 보이는 것이 전부인 표면 인공물은 단지 표면적인 표상만을 지니고 있다. 모든 표면 인공물의 경우에는 보이는 것이 전부다. 표면 표상만을 가진 인공물은 특별한 인터페이스가 필요 없는데, 왜냐하면 표면 표상 그 자체가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내적 인공물의 경우에는 정보의 일부가 인공물의 내부에 표상되어 사용자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내적 인공물의 경우, 내적 표상 안에 숨어 있는 정보들을 사용 가능한 표면적 형태로 변환시켜주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이때 디자인은 다음의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표면 표상은 물리적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사용자의 요구에 가장 잘 맞도록 하는 표상을 무제한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디자이너는 인공물을 만드는 기술과 인간심리학,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예전에는 디자이너들이 이런 이슈들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더군다나 이런 도전의 광범위한 함축을 감당할 수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표면 표상의 속성들
어떤 인공물들은 수동적이어서 사용자만이 표상을 바꿀 수 있다. 칠판과 종이는 수동적인 인공물이어서 사용자가 이들의 표면 표상을 바꾸는 모든 행위를 주도한다. 어떤 인공물은 능동적이어서 스스로 표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시계나 계산기, 컴퓨터가 바로 그 예인데 사용자가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표상을 바꿀 수 있다. 전자시계는 능동적 표면 인공물인 반면, 컴퓨터는 능동적 내적 인공물이다.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 도널드 노먼
UX 디자인 세계에서 ‘표면 표상’과 ‘내적 표상’은 사용자 경험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 두 개념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인터페이스와 제품들의 설계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 표상의 특징과 그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표면 표상: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계
표면 표상은 말 그대로 ‘표면에 드러난 표현’을 의미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직접 볼 수 있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모든 요소를 포함합니다. 표면 표상만을 가진 인공물은 특별한 인터페이스가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표면 표상 자체가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 표면 표상의 예
-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계: 시계 바늘의 위치가 곧 시간을 나타냅니다. 사용자는 추가적인 설명 없이도 시간을 직관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종이 책: 페이지에 인쇄된 텍스트와 이미지가 모든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독자는 페이지를 넘기는 것만으로 모든 내용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 교통 표지판: 도로 위의 표지판은 그 자체로 완전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운전자는 표지판을 보는 것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표면 표상의 장점은 직관성과 즉시성입니다. 사용자는 복잡한 학습 과정 없이도 빠르게 정보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Nielsen Norman Group이 제시한 사용성 원칙 중 ‘시스템 상태의 가시성’과 ‘현실 세계와의 일치’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1].
내적 표상: 숨겨진 정보의 세계
반면, 내적 표상은 사용자에게 직접 보이지 않는 정보와 프로세스를 포함합니다. 이는 시스템 내부에 저장되어 있거나 복잡한 알고리즘에 의해 처리되는 데이터를 의미합니다. 내적 표상을 가진 인공물은 이 숨겨진 정보를 사용자가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주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일상 속 내적 표상의 예
- 스마트폰: 겉으로 보이는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뒤에는 복잡한 운영 체제와 앱들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이 내부 작동 원리를 모르더라도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검색 엔진: 사용자가 보는 검색 결과 페이지 뒤에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복잡한 검색 알고리즘이 존재합니다. 사용자는 간단한 검색창을 통해 이 복잡한 시스템과 상호작용합니다.
- 온라인 뱅킹 앱: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단순해 보이지만, 뒤에서는 복잡한 금융 거래와 보안 프로토콜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내적 표상의 장점은 복잡한 기능을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의 멘탈 모델과 시스템의 실제 작동 방식 사이에 불일치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2].
UX 디자인에서의 표면 표상과 내적 표상의 중요성
UX 디자이너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복잡한 내적 표상을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는 표면 표상으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Nielsen의 사용성 원칙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일관성과 표준: 표면 표상은 일관된 디자인 패턴을 따라야 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쉽게 예측할 수 있게 해줍니다[1].
- 기억보다는 인식: 복잡한 내적 표상을 다룰 때, 사용자가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하는 대신 시각적 단서를 제공하여 인식을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1].
- 심미적이고 미니멀한 디자인: 표면 표상은 필요한 정보만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요소는 제거하여 사용자의 인지 부하를 줄여야 합니다[1].
- 오류 예방: 내적 표상의 복잡성으로 인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표면 표상은 사용자의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1].
표면 표상과 내적 표상의 균형 잡기
성공적인 UX 디자인은 표면 표상과 내적 표상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사용자 연구: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이해하기 위해 철저한 사용자 연구를 수행합니다. 이는 표면 표상을 사용자의 기대에 맞게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3].
- 프로토타이핑과 반복: 다양한 표면 표상 디자인을 프로토타입으로 만들고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반복적으로 개선합니다[3].
- 정보 계층화: 복잡한 내적 표상을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인터페이스를 설계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더 깊은 수준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 메타포 사용: 익숙한 실제 세계의 개념을 활용하여 복잡한 내적 표상을 이해하기 쉬운 표면 표상으로 변환합니다[2].
- 피드백 제공: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즉각적이고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내적 표상의 상태 변화를 표면 표상을 통해 전달합니다.
결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예술
UX 디자인에서 표면 표상과 내적 표상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데 필수적입니다. 표면 표상은 사용자가 직접 상호작용하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내적 표상은 시스템의 복잡한 기능과 프로세스를 담당합니다.
성공적인 UX 디자인은 이 두 가지 표상을 효과적으로 연결하여, 복잡한 기능을 단순하고 사용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이는 사용자의 멘탈 모델을 이해하고, 일관성 있는 디자인 패턴을 적용하며, 필요한 정보만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달성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 복잡해지고 기능이 다양해질수록, 표면 표상과 내적 표상 사이의 균형을 잡는 UX 디자이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을 넘어, 복잡한 시스템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예술이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1] https://aguayo.co/en/blog-aguayp-user-experience/what-are-the-10-usability-principles-by-nielsen/
[2] https://www.nngroup.com/articles/mental-models/
[3] https://ux.princeton.edu/learn-ux/blog/intuitive-interf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