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 언어
논리는 확실히 인간의 인지 과정에 대한 좋은 모델이 아니다. 인간은 문제의 내용과 맥락을 모두 고려하는 반면, 논리나 형식 상징 표상은 내용이나 맥락에 무관하다. 내용을 고려한다는 것은 문제를 구체적인 말로 이해한 후, 실제의 행동이나 상호작용과 같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세계로 환원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단지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내적 모델이나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문제마다 특별한 모델을 만든다는 점이다. 사람은 모든 문제를 개개인이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의 세계와 대응시킨다.
논리의 언어는 언어의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 논리는 모든 용어가 정확한 해석을 가지며 모든 연산이 잘 정의되어 있는 기계중심적 체계이다. 논리는 속성상 오차를 견디지 못해 명제나 연산에 한 치의 오차라도 있으면 결과를 해석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 언어는 형식적인 교육 없이도 어린 아이들이 학습할 수 있어야만 한다.
- 언어는 새로운 상황에 부딪치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적을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해야 한다.
- 인간의 언어는 오류에 대해서 매우 관대하다.
- 언어는 문화적 맥락을 반영해야 한다.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 도널드 노먼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사용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단순히 논리적인 접근만을 따르고 ‘인간중심 디자인’의 원칙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인간중심 디자인이란 무엇이며, 왜 논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인간중심 디자인의 정의와 중요성
인간중심 디자인(Human-Centered Design, HCD)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사용자의 요구, 선호도, 행동을 중심에 두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히 논리적인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인지 과정과 행동 패턴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닐슨 노먼 그룹(Nielsen Norman Group)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중심 디자인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자 만족도 향상
- 제품 및 서비스의 효율성 증대
- 혁신 촉진
- 비즈니스 성과 개선
논리적 접근의 한계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에서 지적하듯이, 논리만으로는 인간의 인지 과정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문제의 내용과 맥락을 모두 고려하는 반면, 논리나 형식 상징 표상은 내용이나 맥락에 무관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설정 메뉴를 생각해봅시다. 순수하게 논리적인 접근으로 설계된 메뉴는 모든 옵션을 알파벳 순서로 나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논리적으로는 완벽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설정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인간중심 디자인 접근법은 사용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설정을 상단에 배치하고, 관련 설정들을 그룹화하여 사용자의 직관적인 이해와 사용을 돕습니다.
인간중심 디자인의 핵심 원칙
닐슨 노먼 그룹에서 제시한 사용성 휴리스틱(Usability Heuristics) 중 몇 가지는 인간중심 디자인의 핵심을 잘 보여줍니다:
- 시스템과 현실 세계의 일치: 시스템은 사용자의 언어로 말해야 합니다. 사용자에게 친숙한 단어, 문구, 개념을 사용하고, 실제 세계의 관습을 따라야 합니다.
- 일관성과 표준: 사용자가 다른 단어, 상황, 행동이 같은 의미인지 궁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플랫폼과 업계 관행을 따라야 합니다.
- 기억보다는 인식: 사용자의 기억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요소, 행동, 옵션을 눈에 띄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들은 단순히 논리적인 접근을 넘어, 인간의 인지 과정과 행동 패턴을 고려한 것입니다.
일상생활 속 인간중심 디자인 사례
1.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현대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인간중심 디자인의 좋은 예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의 ‘제어 센터’는 사용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Wi-Fi, 블루투스, 화면 밝기 조절 등)을 한 곳에 모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한 결과입니다.
2.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은 사용자의 쇼핑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원클릭 주문’ 기능은 사용자의 구매 과정을 대폭 간소화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빠른 구매)과 걱정하는 것(복잡한 결제 과정)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해결한 인간중심 디자인의 결과입니다.
3. 공공 공간의 디자인
도시 계획에서도 인간중심 디자인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행자 친화적인 거리 설계는 단순히 효율성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심리적 요소를 고려한 결과입니다. 넓은 보도, 충분한 휴식 공간, 적절한 조명 등은 모두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4. 가전제품 디자인
최근의 가전제품들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성 인식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TV는 복잡한 메뉴 조작 없이도 원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는 사용자가 TV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자연스러운 대화 방식으로 구현한 결과입니다.
인간중심 디자인의 도전과제
인간중심 디자인을 실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도전과제가 있습니다:
- 다양성 고려: 모든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어려운 과제입니다. 나이, 문화, 능력의 차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 기술적 제약: 때로는 현재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이상적인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비용과 시간: 사용자 연구와 반복적인 디자인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기업 문화의 변화: 인간중심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조직 구조와 문화가 변화해야 합니다.
미래의 인간중심 디자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의 발전은 인간중심 디자인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개인화된 서비스는 각 사용자의 고유한 니즈를 더욱 정확히 파악하고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윤리적 문제들도 제기합니다. 개인정보 보호, 기술 의존도 증가, 디지털 격차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앞으로 인간중심 디자인이 직면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결론
인간중심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사용자의 깊은 니즈를 이해하고, 그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논리적 접근만으로는 인간의 복잡한 인지 과정과 행동 패턴을 완전히 이해하고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중심 디자인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사용자에게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우리 주변의 많은 성공적인 제품과 서비스들이 이러한 인간중심 디자인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는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기업들은 단순히 기술 중심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사용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인간중심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상생활에서 이를 실천한다면, 우리는 더 나은 제품, 서비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삶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용:
[1] https://youexec.com/book-summaries/design-of-everyday-things-by-don-norman
[2] https://www.linkedin.com/pulse/designing-understanding-lessons-from-don-normans-design-alla-turc
[3] https://www.nngroup.com/articles/kids-cognition/
[4] https://www.nngroup.com/articles/match-system-real-world/
[5] https://www.nngroup.com/articles/ten-usability-heuris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