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보내는 신호
기표는 디자인 용어로 ‘affordance’, 더 정확하게 ‘인지된 어포던스’라고 불린다. 사실 이건은 <<디자인과 인간심리>>이라는 책에서 이 단어를 이렇게 소개한 내 실수다. 어포던스는 어떤 형태나 이미지가 행위를 유도하는 힘(행동 유도성)으로 기표와는 다른 개념이다. 때로는 어포던스 자체가 기표가될 수도 있다. 문에 달린 손잡이는 곹 ‘당기시오’라는 기표가 될 수도 있다. 문에 달린 손잡이는 곧 ‘당기시오’라는 기표가 된다. 살짝 안으로 들어간 아이팟 터치 버튼안에 그려진 사각형 역시, 누르면 어떤 기능이 작동되는지를 말해주는 기표다. 여기서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게끔 유도하는 모든 게 어포던스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알려주는 기표다. 우리는 복잡한 것을 이해하기 쉽게 해줄 기표를 만들어야 한다.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 복잡한 세상의 디자인, 도널드 노먼
우리는 매일 수많은 물건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갑니다. 문을 열고,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커피를 마시는 등 일상적인 행동들을 하면서 우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행동들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뒤에는 ‘어포던스’라는 숨겨진 디자인 원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 어포던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어포던스란 무엇인가?
닐슨 노먼 그룹에 따르면, 어포던스(Affordance)는 “사물의 특성이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물건을 보고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만드는 디자인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문손잡이를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잡아당기거나 밀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어포던스의 힘입니다.
일상 속 어포던스의 예
1. 스마트폰 아이콘
스마트폰의 앱 아이콘들을 생각해보세요. 카메라 앱은 카메라 모양, 전화 앱은 수화기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직관적인 디자인 덕분에 우리는 복잡한 설명 없이도 각 앱의 기능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엘리베이터 버튼
엘리베이터의 ‘열림’ 버튼과 ‘닫힘’ 버튼을 보면, 보통 화살표 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열림 버튼은 바깥쪽을 향한 화살표, 닫힘 버튼은 안쪽을 향한 화살표로 디자인되어 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쓰레기통 뚜껑
공공장소의 쓰레기통을 보면, 뚜껑 부분에 손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는 모양이 있습니다. 이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밀어 넣도록 유도합니다.
어포던스의 중요성
어포던스는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안전과 효율성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안전성 향상
예를 들어, 비상구 문의 디자인을 생각해보세요. 비상시에 사람들이 빠르게 대피할 수 있도록, 비상구 문은 보통 밀어서 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는 공황 상태에서도 직관적으로 문을 열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어포던스 디자인입니다.
사용자 경험 개선
웹사이트나 앱 디자인에서도 어포던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클릭 가능한 버튼은 보통 입체감 있게 디자인되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클릭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사용자의 경험을 더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만듭니다.
어포던스의 종류
닐슨 노먼 그룹은 어포던스를 여러 종류로 구분합니다:
- 물리적 어포던스: 물체의 물리적 특성이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것 (예: 손잡이 모양)
- 인지적 어포던스: 물체의 시각적 특성이 특정 행동을 암시하는 것 (예: 버튼의 그림자 효과)
- 기능적 어포던스: 물체가 특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 (예: 스마트폰의 스와이프 기능)
- 감각적 어포던스: 감각을 통해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것 (예: 부드러운 표면은 만지고 싶게 만듦)
어포던스 디자인의 원칙
효과적인 어포던스 디자인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 일관성: 유사한 기능은 유사한 디자인으로 표현하여 사용자의 학습 부담을 줄입니다.
- 가시성: 중요한 기능은 눈에 잘 띄도록 디자인합니다.
- 피드백: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제공합니다.
- 제약: 잘못된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제약을 둡니다.
- 매핑: 컨트롤과 그 효과 사이의 관계를 명확히 합니다.
일상 속 어포던스 개선하기
우리 주변의 어포던스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봅시다:
- 주방 용품: 냄비 손잡이의 위치와 모양을 개선하여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 공공 시설물: 횡단보도 버튼을 더 눈에 띄게 디자인하여 보행자의 안전을 높일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인터페이스: 웹사이트의 내비게이션 메뉴를 더 직관적으로 디자인하여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어포던스의 미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어포던스의 개념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어포던스가 필요합니다.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우리는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어포던스 디자인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 보이지 않는 디자인의 힘
어포던스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야말로 우리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디자이너, 개발자, 그리고 사용자 모두가 어포던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의 일상은 더욱 직관적이고 효율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다음에 어떤 물건을 사용할 때, 잠시 멈추고 그 디자인에 숨겨진 어포던스를 찾아보세요. 그렇게 하면 당신은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될 것입니다.
인용:
[1] https://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6608
[2] https://blog.naver.com/greensum-edu/222005963833
[3] https://ko.wikipedia.org/wiki/%EC%96%B4%ED%8F%AC%EB%8D%98%EC%8A%A4
[4] https://typographyseoul.com/%EB%94%94%EC%9E%90%EC%9D%B8-%EA%B0%9C%EB%85%90%EC%96%B4-%EC%82%AC%EC%A0%84_%EA%B9%80%EC%83%81%EA%B7%9C-%ED%8E%B8-%E2%91%A2-%EC%96%B4%ED%8F%AC%EB%8D%98%EC%8A%A4affordance/
[5]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iiamsu&isHttpsRedirect=true&logNo=221177254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