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예측의 어려움, 왜 경제학을 흔드는가?

인간 행동은 자연 현상과 달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에는 감정과 경험, 사회적 규범과 문화, 즉 정량화하기 힘든 다채로운 요소들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이 물리학이나 화학처럼 실험실에서 재현 가능한 법칙을 발견하기 어려운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인간은 완전히 합리적일 때도 있지만 감정적 충동이나 무의식적 편견에 휘둘릴 때도 있어, 동일한 조건이라 해도 다른 선택을 하곤 합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경제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전반의 핵심 도전 과제이며, 오늘날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경제학, 빅데이터 분석, 복잡계 이론 등 다양한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인간 행동의 예측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그리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현대 경제학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경제학의 뿌리는 인간의 선택과 교환 활동을 연구하는 데 있습니다. 생산, 분배, 소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수치화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 중 하나는 ‘인간이 주어진 정보와 자원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사용한다’는 가정이었습니다. 이를 ‘합리적 경제인(homo economicus)’ 가정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인간은 종종 비합리적이며, 개인마다 가치관과 선호가 달라 예측하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이렇듯 경제학이 예측의 어려움에 부딪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다양한 심리적 요인: 두려움, 희망, 질투 등 감정은 경제적 의사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투기 열풍, 주식 시장의 변동, 부동산 버블 등은 군중 심리와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2. 문화적, 사회적 변수: 동일한 가격 변동이라 해도 문화권이나 사회 구조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회에서는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지만, 다른 사회에서는 실물 경제나 고용 시장 등 ‘체감 지표’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3. 정보 비대칭성: 모든 경제 주체가 똑같은 정보를 가진 상태가 아니라, 정보가 편중되고 왜곡되어 있을 때 예측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또 정보 격차가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와 소비의 방향이 자주 바뀌기도 합니다.
  4. 정치·제도적 환경 변화: 갑작스러운 정책 결정, 전쟁과 분쟁, 규제 강화 등 외부 충격은 경제 주체들의 행동을 단기간에 급변시키며, 이는 기존 예측 모델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학이 예측적 측면에서 다른 자연과학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자들에게 큰 도전 과제가 됩니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하고, 이를 모델링해 미래를 가늠하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만, 완벽한 해답은 여전히 요원해 보입니다.


합리적 경제인 가정의 균열과 행동경제학의 부상

1. 합리적 경제인(homo economicus) 가정

전통적 경제학 이론은 오랫동안 ‘개인은 합리적이며,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행동한다’는 전제 하에 수많은 모델을 구축해 왔습니다. 이는 이론을 단순화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지만, 막상 현실 세계에 적용하면 예측이 종종 빗나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완벽한 정보가 제공되면 사람들은 시장 가격이 오르기 전 미리 매수해 이익을 볼 것이라는 이론적 가정이 있으나, 실제로는 정보가 충분해도 ‘무시’하거나 ‘잘못 해석’해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2. 행동경제학의 탄생

1970년대 이후, 심리학의 연구 성과가 경제학에 접목되면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 부상했습니다.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가 제시한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은 인간이 이익과 손실을 대등하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보여줬습니다(출처: Kahneman, D., & Tversky, A. (1979). Prospect Theory: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 Econometrica, 47(2), 263-291.). 즉, 동일한 금액이라도 이익을 얻는 기쁨보다 손실을 보는 고통이 훨씬 크게 다가와,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려고 하거나 때론 비합리적 모험을 감수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행동경제학은 인지 편향, 제한적 합리성, 심리적 요인을 고려해 ‘실제 인간’의 의사결정을 설명하려고 시도합니다. **댄 애리얼리(Dan Ariely)**의 저서 *상식 밖의 경제학(Predictably Irrational)*에서도 ‘우리는 예측 가능하게 비합리적’이라며, 사람들의 비합리적 행동 패턴이 일정한 규칙성을 지닐 수 있음을 밝혀내 주목받았습니다.

3. 행동경제학이 주는 시사점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예측 불가능성을 완벽히 해소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전통적 경제학에서 간과했던 ‘심리·정서적 편향’을 일부 모델링하게 해줍니다. 예컨대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과잉반응이나 집단행동,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 가격에 대한 지각 편향 등은 과거의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합니다. 이는 기업 마케팅, 정부 정책(예: 세금 정책, 복지정책), 금융상품 설계 등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습니다.


인간 행동의 복잡성: 단순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

1. 상황적 맥락의 영향

동일한 사람이더라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립니다. 예를 들어 낮에는 금융기관에서 일하며 꼼꼼히 수익률을 계산하지만, 퇴근 후 식사를 할 때는 메뉴 가격보다 ‘오늘 얼마나 피곤한가?’ 혹은 ‘얼마나 기분전환이 필요한가?’ 같은 맥락적 요인이 결정에 크게 작용합니다. 이러한 미시적 맥락의 변화까지 반영해야 한다면, 경제 모델의 복잡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2. 집단 동학(Dynamics)의 문제

한 개인을 이해했다고 해서 집단 전체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집단 심리는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말을 잘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군중 심리에 의해 ‘공포 매도’가 일어나거나, 어떤 밈 주식(meme stock)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현상은, 개별 투자자의 심리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설명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정보가 SNS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집단의견이 돌변하는 것도 예측 불가능성을 키웁니다.

3. 장기·단기 관점의 괴리

사람들은 장기적 이익보다는 단기적 보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다양한 경제적 의사결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금 상품이나 보험 가입을 미루고, 당장 얻는 소비 쾌락을 중시하는 태도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특정 순간에는 장기 관점이 발동해 자기 계발, 건강 투자 등을 적극 추진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시점에 따라 사람들의 판단 근거가 달라지므로, 단 하나의 이론으로 이를 포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예측 실패 사례: 2008년 금융위기에서의 인간 요인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경제학계와 금융권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주류 경제 모델은 금융시장이 효율적으로 가격을 반영하리라고 믿었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심각하게 붕괴할 것이라는 예측은 소수 의견에 그쳤습니다. 이 예측 실패 뒤에는 다음과 같은 인간적·심리적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1. 과도한 낙관론
    대출 상품의 리스크가 충분히 분산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설마 전국적으로 집값이 동시에 떨어질까?”라는 근거 없는 낙관이 시장 참여자들을 장악했습니다.
  2.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금융기관과 신용평가사, 투자자들은 위험 신호를 경시하고, 자신들의 ‘낙관적 가정’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만 골라 해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3. 과도한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왜곡
    정치권과 규제 당국도 부동산 시장 호황이 경제 성장을 견인해줄 것이라 기대해, 금융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운용했습니다. 금융기관 임직원은 단기 이익에 따른 보너스에 집중하며, 장기 리스크를 간과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적 요인이 결합해 만들어진 시스템적 붕괴는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쳤고, 경제학자들로 하여금 ‘왜 이런 예측 실패가 있었나’라는 근본적 반성을 촉발했습니다.


복잡계 이론(Complexity Theory)과 경제학

인간의 예측 불가능성은 개별 인간의 심리적 편향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개별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해 만들어내는 집단적 결과물 또한, 마치 기상 이변처럼 복잡하고 난해합니다. 복잡계 이론은 이러한 상호작용 시스템을 분석하기 위해 물리학, 생물학, 컴퓨터 과학 등이 결합해 발전시킨 학문으로, 경제학에도 점차 적용되고 있습니다.

  1. 적응적 에이전트(Adaptive Agent)
    복잡계 이론에서는 개별 행위자를 ‘적응적 에이전트’로 보고, 이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상태를 계속 업데이트해 나간다고 가정합니다. 행동경제학과 결합하면, 합리적 에이전트가 아니라 때때로 비합리적이고 실수를 반복하는 에이전트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집니다.
  2. 비선형적 상호작용
    단순 합산이 아니라, 약간의 변화가 전체 시스템의 구조적 변동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나비효과’처럼 한 은행의 대출 부실이 다른 은행을 자극하고, 금융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개념이 복잡계 이론을 통해 더 체계적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3.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에이전트 기반 모델(Agent-Based Model)
    복잡계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인 방정식 모델 대신, 컴퓨터 상에서 가상의 경제 주체들을 다수 배치하고 이들이 주어진 규칙 하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을 활용합니다(출처: Tesfatsion, L. (2006). Agent-Based Computational Economics. In Handbook of Computational Economics.). 이는 인간 행동의 예측 불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반영하기 위한 도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시대의 등장: 더 나은 예측이 가능할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인간 행동 예측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전통적 방식이 설문조사나 제한된 경제 지표에 의존했다면, 오늘날에는 SNS, 스마트폰 위치 데이터, 검색 트렌드, 전자상거래 데이터 등 방대한 실시간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 변화를 실시간 혹은 근접 실시간으로 추적해,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1. 소비 트렌드 분석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수집되는 상품 클릭 수, 장바구니 담기, 구매 전환율 같은 미시적 데이터를 활용하면, 전통적 GDP 통계보다 훨씬 빠르고 세분화된 소비 동향 파악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경기가 악화되는 신호가 나타나면 ‘고가품’의 판매량이 줄고, ‘가성비 상품’ 검색량이 급등할 수 있습니다.
  2. SNS 감성 분석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게시물에 담긴 텍스트를 분석해 사람들이 특정 이슈나 상품, 경제 정책에 대해 긍정적·부정적 감정을 얼마나 표출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론 조사보다 훨씬 방대한 표본으로, 실시간 변화를 비교적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머신러닝 기반 예측 모델
    지도학습, 비지도학습, 강화학습 등 다양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데이터에서 인간이 직접 찾기 어려운 패턴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알고리즘은 ‘블랙박스’ 문제가 있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해석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경제정책 수립이나 금융 투자의 관점에서는 결과 해석이 매우 중요하므로,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 동시에 이슈가 됩니다.
  4. 한계와 리스크
    아무리 빅데이터를 활용해도 ‘앞으로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완벽히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데이터로는 포착되지 않는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나 정치적·사회적 사건, 문화적 혁신 등이 결과를 크게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와 윤리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책과 시장에서의 활용: 인간 예측이 가져다주는 실무적 의미

인간 행동 예측은 단지 학문적 흥미 거리를 넘어, 실제 정책과 기업 전략 수립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정부가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시행할 때, 기업이 신제품을 기획하거나 광고를 제작할 때, 금융기관이 새로운 투자 상품을 설계할 때 모두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해야 합니다.

  1. 정부 정책 설계
    행동경제학적 통찰을 정책에 반영해 국민의 참여를 높이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예컨대 연금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가입을 선택하는 방식’ 대신 ‘자동 가입 후 원하면 탈퇴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참여율이 극적으로 상승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기본값(디폴트 옵션)’을 크게 신뢰하고 변경을 귀찮아하는 심리를 활용한 것입니다.
  2. 기업 마케팅과 가격 정책
    비합리적 소비 행동이 나타나는 영역을 파악하면, 기업은 가격 차별화나 프로모션 전략을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할인 쿠폰이나 적립 혜택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면밀히 살펴, 심리적 만족감과 구매전환율을 함께 높이는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3. 금융 및 투자 전략
    투자은행,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등은 다양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시장의 ‘군중 심리’를 분석하려 합니다. 특정 종목에 호재 뉴스가 뜨거나, SNS에서 갑작스럽게 언급량이 늘어날 때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하는 모델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장의 거품, 밈 주식 열풍 등은 여전히 인간 심리가 만들어내는 예측 불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4. 리스크 관리
    사람들은 위기 시기에 과도하게 공포에 사로잡혀 매도하거나, 반대로 호황기에는 과하게 투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과 정부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때, 이러한 군중 심리를 조금이라도 반영하면 ‘극단적 상황’을 대비하기 수월해집니다. 예컨대 과거 금융위기의 사례에서 얻은 군중 심리 데이터를 머신러닝 모델에 적용해, 유사 징후가 감지될 때 사전 경고를 주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성을 인정한 대응 전략: 시나리오 플래닝

인간 행동은 끝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여러 가지 불확실성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방법론이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입니다. 이는 단일한 예측에 의존하기보다,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를 여러 개 상정해 각각에 맞춘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1. 불확실성 요인 식별
    우선 어떤 요소들이 미래를 크게 바꿀 수 있는지 식별합니다. 예컨대 기술 혁신, 규제 변화, 국제 갈등, 전염병,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2. 시나리오 작성
    주요 불확실성 요인에 대해 상·중·하 혹은 다각적 시나리오를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시나리오” “유가가 유지되는 시나리오” “유가가 급락하는 시나리오” 등으로 나눈 뒤, 각각에서 경제주체가 어떻게 움직일지 간단한 모델링을 해봅니다.
  3. 전략 마련
    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을 때 정부 혹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을 목록화합니다. 경기부양책, 금리 정책, 재무 구조 조정, 신제품 라인업 변경 등 구체적 액션 플랜을 사전에 구상해두면,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훨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4. 지속적 업데이트
    불확실성 요인이 변화함에 따라 시나리오와 전략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합니다. 빅데이터 분석, 시장 조사, 정치·사회 동향 모니터링 등을 통해 예상치 못한 변화 요인이 등장하면 시나리오와 대응 계획을 다시 손질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 플래닝은 ‘예측할 수 없는 인간 행동’을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그에 따른 리스크와 기회를 포착하려는 실무적 접근입니다.


예측 불가능성과 경제학의 미래

경제학은 오랫동안 ‘인간 행동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가’라는 숙제를 마주해 왔습니다. 전통적 합리주의 경제학에서 행동경제학, 복잡계 이론, 빅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인간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특성은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학의 무용함을 주장하기에는, 그동안 다양한 이론과 모델이 ‘현실을 더 잘 설명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행동경제학적 통찰을 정책에 반영해 실질적 성과를 거두거나, 복잡계 시뮬레이션으로 금융 네트워크의 취약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등, 인간 행동을 ‘완벽하게’ 예측하지는 못해도 ‘더 잘’ 예측하고 대응하려는 시도들은 분명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간의 예측 불가능성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간은 감정적이고 창의적이며, 때론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특성이 우리 사회와 경제를 역동적으로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경제학의 과제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정교하게 현실을 설명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춘 최선의 대응책을 제시하는 데 있습니다.


결론

‘인간 행동이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은 경제학뿐 아니라 모든 사회과학의 근본적 숙제이자 매력입니다.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더라도, 인간의 비합리성과 심리적 편향,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연구하고 이를 모델화하려는 시도가 경제학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행동경제학, 복잡계 이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새로운 시도가 더해지면서 우리는 예측 정확도를 서서히 높여가고 있지만, 아직 그 길은 멀고도 험난합니다.

중요한 것은 예측이 틀릴 수 있다는 전제하에 유연성을 갖추고, 다양한 시나리오 플래닝과 지속적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불확실성이 때론 위기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혁신과 창의성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바라보며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경제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현대 경제학은 인간 행동의 예측 불가능성을 극복하기 위해 행동경제학, 복잡계 이론,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해 왔으며, 이는 정책과 시장 전략 수립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이론과 방법론을 결합함으로써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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