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를 배울 때 알아야 많은 것이 보인다고 했다. 박물관에서도 해당 유물의 시대적 배경 해당 형태로 생긴 이유를 알면 더 재미있어지는 이유와 마찬가지이다. 그럼 이렇게 모르고 볼 때와 알고 볼 때는 왜 느껴지는 게 다르고 몰입도가 다를까? 우리는 이유를 반드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하든 간에 우리는 이유를 붙인다. 예를 들어 날씨가 맑은 이유는 과거에는 조상님께 제사를 잘 지내서 그렇다. 지금은 고기압의 영향권으로 대기의 이동이 발생해서 그렇다. 이유가 과학적이건 미신적이건 우리는 이유를 붙여야 한다. 그냥 그러한 것은 못 참는다. 하지만 세상은 그냥 그렇게 생긴 것 아닐까? 내가 태어난 것도 우연이고 내가 나여야 하는 것도 우연에 산물이지만 우리는 이유를 찾아야만 한다. 이런 강박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원인과 결과
세상은 인과율에 인해 흘러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인과율은 원인이 있어서 결과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과학에서도 하나의 원인과 결과로 떨어지는 상황은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모든 변인들을 통제하는 실험실에서도 하나의 원인으로 하나의 결과로 떨어지는 상황은 연출되기 힘듭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 구조의 한계라고 생각하는데, 결과가 발생했으면 우리는 원인을 찾게 됩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원인을 찾는 이유를 찾는 것 보면 저에겐 너무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가령 아픈 사람의 원인을 찾는 것은 병원에서 찾습니다. 병원에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소환해가면서 까지 원인을 찾으려고 하고 그 원인을 제거해 아픈 것을 제거하고자 합니다. 병원에서 의사와 마주할 때 아픈 것이 어느 정도 해소 되었을 때 왜 아픈 걸까요?라고 물으면 의사님들은 많은 변수들이 있는데 그중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써서 그래요. 스트레스라고 이야기합니다.
복합적 원인이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 원인 모든 것을 합친다고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요? 글쎄요….
리버스 엔지니어링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완성품을 역으로 추적하여 처음의 문서나 설계기법 등의 정보를 얻어내는 것을 뜻합니다. 가령 철학책을 읽을 때, 그 철학자의 호흡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추측하는 철학자의 집필 의도와 하고자 하는 말과 근거가 딱 맞아 떨어질 때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이것이 왜 UX/UI 전문 블로그에서 이야기를 하느냐면, UX/UI 기획이나 디자인을 할 때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서 그렇습니다.
프로젝트를 할 때 많은 벤치마크 혹은 레퍼런스를 취합하게 됩니다. 이때 드러나는 현상만 보면 느낌만 가져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뒤에 숨어있는 것을 찾아내고자 한다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뒤에서 어떻게 돌아가지, 콘텐츠는 어떻게 올릴까? 하드코딩인가 CMS인가? 를 고민하기 시작한 지점에서 기획자로서의 경험치를 많이 먹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레벨 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획이나 디자인을 잘 할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라고 질문을 했을 때, 항상 돌아오는 대답이 많이 보면 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많이 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유를 생각하면서 보십시오. 물론 저는 직관이 발달한 스타일이 아니라 이유를 붙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 선임들의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발전의 사다리가 아니고 오히려 늪이었습니다.
이유를 붙이는 능력과 추론을 하는 능력이 저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 능력이 켜야 할 때가 있고 꺼야 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에 이유를 찾아다니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정신상태를 만드는지 경험해봐서 알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해당 기능을 끄셔도 됩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매사에 이유를 붙이는 것은 본인만 피곤하면 상관없는데 주변 사람까지 피곤하게 만듭니다. 본인이 이유를 알았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여러분의 발전을 위해 몇 자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