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또한 세상 속에 있다.
세상 속의 지식, 즉 외적 지식은 매우 가치가 있다. 그러나 그것에도 약점이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외적 지식이 있는 적절한 상황에 있을 때에만 그 지식을 쓸 수 있다. 다른 곳에 있다면, 혹은 세상이 그 동안 변했다면, 지식은 이미 사라져 버리고 만다. 외적 정보에 의해 주어지는 핵심적인 기억의 보조가 없게 되고, 그래서 할 일이나 어떤 사항은 기억되지 않을 수 있다. 속담에 이 사실이 잘 표현되어 있다. “보이지 않으면, 잊힌다.”
비망
외적 기억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하고 흥미 있는 측면 중의 하나는 비망(reminding)인데, 머릿속의 지식과 세상 속의 지식 간의 상호작용을 보이는 좋은 예이다.
그 일이 충분히 중요한 것이라면, 그것이 마음속에서 되풀이되어 떠오를 것이다-이를 심리학자들은 시연(rehearsal)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토요일 언제 떠날지를 기억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 사건이 개인적으로 아주 중요할 때에는 그 정보를 머릿속에 넣어둘 수 있다.
기억해야 할 일이 개인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고 또 며칠 뒤의 일이며, 당신이 매우 바쁘게 생활한다고 생각해보자. 이제 당신은 기억 부담의 일부를 외부 세계에 옮겨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메모를 하거나 수첩 혹은 탁상 달력 또는 일기장 같은 곳에 요일과 시간을 적어 두거나 일시를 맞추어 둘 수 있는 경보 시계를 사용하는 것 등이다.
훌륭한 비망 방법 중의 하나는 사물 그 자체에 부담을 지우는 것이다.자연스러운 대응
때때로 오븐에 어느 스위치가 어느 버너를 작동시키는지를 표시하는 작은 도표가 부착된 것도 있었다. 때로는 짧은 이름표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대응을 잘만 만들면 아무런 도표도 이름표도 설명서도 필요하지 않다. 여기에 단순한 디자인의 원칙이 숨어 있다.
사용 용이성(usability)은 구매과정에서 그렇게 자주 고려되는 기준은 아니다. 게다가 실제 상황에서 흔히 하는 일을 가지고 여러 개를 비교해서 시험해보지 않으면 사용하기 쉬우냐 어려우냐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어떤 것을 볼 때, 그것은 그대로 쓸 만하다고 느끼고 여러 놀라운 기능들은 매우 훌륭한 점으로 여긴다. 그러나 당신은 그런 기능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아내지 못할 수도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나는 여러분이 어떤 물건을 사기 전에 그것을 시험해보기를 간곡히 권한다. 음식을 요리하는 시늉을 해보고, 비디오 세트의 채널을 맞춰보고 혹은 녹화 예약을 실제로 해보는 것이다. 가게에서 바로 해보라. 착오를 일으키거나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 것을 걱정 말아라. 당신이 겪는 어떤 문제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 아마 디자인의 잘못이란 것을 기억하라.
중요한 문제는 종종 구입자가 사용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가정용품들은 이사할 때에 집에 설치되어 있을 수도 있다. 사무실에서는, 구매부에서 가격이나 공급자와의 관계 또는 신뢰성 등의 요인에 근거해서 설비를 주문한다. 이때 사용 용이성은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 혹은 구매자 자신이 최종 사용자인 경우에도, 때로는 하나의 바람직한 기능을 다른 바람직하지 않은 기능과 교환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내 집의 오븐의 경우에는, 스위치의 배치는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그것을 구입하고 말았다. 우리는 버너 스위치의 배열을 우리에게 더 중요한 다른 특징들과 바꾸었는데(trade off), 그것은 한 회사의 제품에서만 있는 것이었다.세상 속의 지식과 머릿속의 지식간의 교환 관계
세상 속의 지식(혹은 정보)과 머릿속의 지식은 모두가 일상적인 활동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어느 쪽을 더욱더 중시하느냐를 어느 정도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에는 어떤 교환관계가 따르는데, 즉 세상 속의 지식의 이점을 얻는다는 것은 머리 속의 지식의 이점을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
디자인과 인간심리, 도널드 노먼
UX 디자인에서 기억은 사용자 경험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디자이너들은 사용자의 기억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여 더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냅니다. 이 글에서는 UX 디자인에서 다루는 기억의 주요 특징과 그에 따른 디자인 전략,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인간의 기억은 크게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UX 디자인에서는 이 두 가지 기억 유형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설계합니다.
단기기억의 특징과 UX 전략
- 용량 제한: 단기기억은 평균적으로 7(±2)개의 항목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1].
- 짧은 지속 시간: 단기기억은 약 20-30초 동안만 유지됩니다.
UX 디자인 전략:
- 중요한 정보를 그룹화하여 제시
- 복잡한 작업을 단계별로 나누어 제시
일상생활 사례:
- 스마트폰 홈 화면의 앱 아이콘 배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주 사용하는 앱을 첫 페이지에 배치합니다. 이는 단기기억의 용량 제한을 고려한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장기기억의 특징과 UX 전략
- 대용량 저장: 장기기억은 거의 무한한 용량을 가집니다.
- 의미 있는 연결: 정보 간의 의미 있는 연결을 통해 더 잘 저장되고 회상됩니다.
UX 디자인 전략:
- 일관된 디자인 패턴 사용
- 메타포와 아이콘을 활용한 직관적 이해 촉진
일상생활 사례:
- 교통 신호등: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의 의미는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사용되어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기억의 유형과 UX 디자인 전략
1. 임의적인 것의 기억
이는 의미나 관계성 없이 단순히 정보를 기억하는 것을 말합니다. UX 디자인에서는 이러한 유형의 기억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UX 디자인 전략:
-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 생체인식 활용
- 자동 저장 기능 구현
일상생활 사례:
- ATM 기기의 PIN 번호: 많은 사람들이 PIN 번호를 잊어버리는 경험을 합니다. 이는 임의적인 숫자 조합이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2. 의미 있는 관계성의 기억
이는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연결하여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UX 디자인 전략:
- 카테고리화와 그룹핑을 통한 정보 구조화
- 시각적 계층 구조 활용
일상생활 사례:
- 슈퍼마켓 레이아웃: 대부분의 슈퍼마켓은 비슷한 제품군을 같은 구역에 배치합니다. 이는 고객이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관계성을 활용한 것입니다.
3. 설명을 통한 기억
이는 정보를 이해하고 해석함으로써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UX 디자인 전략:
- 툴팁이나 설명 텍스트 제공
- 온보딩 프로세스를 통한 제품 사용법 설명
일상생활 사례:
- 요리 레시피: 요리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하는 레시피는 설명을 통한 기억의 좋은 예입니다. 사용자는 각 단계를 이해하고 실행함으로써 요리 방법을 기억합니다.
기억을 고려한 UX 디자인 원칙
1. 인지 부하 최소화
사용자의 기억 용량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정보를 적절히 제한하고 구조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UX 디자인 전략:
- 복잡한 정보를 단계별로 제시
- 시각적 계층 구조를 통한 정보 우선순위 표시
일상생활 사례:
- 내비게이션 앱: 복잡한 경로를 한 번에 모두 보여주는 대신, 다음 행동을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합니다.
2. 일관성 유지
일관된 디자인 패턴은 사용자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장기기억 형성을 돕습니다.
UX 디자인 전략:
- 동일한 기능에 대해 일관된 아이콘 사용
- 웹사이트 전체에 걸쳐 일관된 네비게이션 구조 유지
일상생활 사례:
- 자동차 대시보드: 대부분의 자동차에서 속도계, 연료 게이지 등의 위치가 유사하게 배치되어 있어 운전자가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3. 시각적 계층 구조
중요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강조하여 사용자의 주의를 끌고 기억을 촉진합니다.
UX 디자인 전략:
- 색상, 크기, 위치 등을 활용한 중요 정보 강조
- 화면 상단에 핵심 정보 배치
일상생활 사례:
- 신문 레이아웃: 중요한 기사는 큰 제목과 함께 첫 페이지에 배치됩니다.
4. 피드백 제공
사용자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은 행동과 결과의 연관성을 강화하여 기억을 돕습니다.
UX 디자인 전략:
- 버튼 클릭 시 시각적/청각적 피드백 제공
- 작업 완료 시 확인 메시지 표시
일상생활 사례:
- 전자레인지: 조리 완료 시 소리나 불빛으로 알려줍니다.
5. 개인화
사용자의 과거 행동을 기반으로 인터페이스를 개인화하여 사용 경험을 향상시킵니다.
UX 디자인 전략:
- 사용자의 검색 기록을 기반으로 한 추천 시스템
- 자주 사용하는 기능에 대한 빠른 접근 제공
일상생활 사례:
- 스트리밍 서비스의 추천 알고리즘: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는 사용자의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기억의 특성을 활용한 UX 디자인 기법
1. 청킹(Chunking)
정보를 의미 있는 그룹으로 나누어 제시하는 기법입니다. 이는 단기기억의 용량 제한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3].
UX 디자인 전략:
- 긴 텍스트를 짧은 단락으로 나누기
- 관련 정보를 시각적으로 그룹화하기
일상생활 사례:
- 전화번호 형식: 010-1234-5678과 같이 숫자를 그룹으로 나누어 표기하면 기억하기 쉽습니다.
2. 프라이밍(Priming)
이전 경험이 현재의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활용하는 기법입니다.
UX 디자인 전략:
- 관련 정보를 미리 노출시켜 사용자의 다음 행동 유도
- 익숙한 아이콘이나 메타포 사용
일상생활 사례:
- 식당 메뉴판: 추천 메뉴를 먼저 보여주어 고객의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3. 시리얼 포지션 효과
정보의 순서에 따라 기억력이 달라지는 현상을 고려한 기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처음과 마지막에 제시된 정보를 더 잘 기억합니다.
UX 디자인 전략:
- 중요한 정보를 리스트의 처음이나 마지막에 배치
- 온보딩 과정에서 핵심 기능을 처음과 마지막에 소개
일상생활 사례:
- 연설: 연설자들은 주요 메시지를 도입부와 결론에 배치하여 청중의 기억에 남도록 합니다.
결론
UX 디자인에서 인간의 기억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사용자 경험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입니다.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특성, 다양한 기억 유형, 그리고 기억을 고려한 디자인 원칙들을 적절히 적용함으로써,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더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은 이러한 기억의 특성이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스마트폰 앱 배치부터 교통 신호등, 슈퍼마켓 레이아웃, 요리 레시피, 자동차 대시보드 등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인간의 기억 특성을 고려하여 설계되어 있습니다.
UX 디자이너는 이러한 기억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용자의 인지 부하를 줄이고, 정보를 효과적으로 구조화하며, 일관성 있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제품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UX 디자인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복잡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기본적인 인지 과정과 기억 특성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들을 잘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앞으로도 중요할 것입니다. 동시에,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에 맞춰 이러한 원칙들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이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1] https://fireart.studio/blog/human-memory-and-ux-design-how-to-prevent-user-cognitive-overload/
[2] https://www.linkedin.com/pulse/memory-matters-5-ways-we-can-use-knowledge-improve-ux-jenna-varan
[3] https://velog.io/@chaeki/UXUI%EC%9D%98-10%EA%B0%80%EC%A7%80-%EC%8B%AC%EB%A6%AC%ED%95%99-%EB%B2%95%EC%B9%99-22
[4] https://blog.wishket.com/%EC%82%AC%EC%9A%A9%EC%9E%90-%EA%B8%B0%EC%96%B5-%EB%94%94%EC%9E%90%EC%9D%B8/
[5] https://www.nngroup.com/articles/spatial-memory/
[6] https://www.avocadoz.net/blog/method-of-loci
[7] https://asana.com/ko/resources/memorization-techniques
[8] https://brunch.co.kr/@blackindigo-red/15
[9] https://uxdesign.cc/designing-with-memory-in-mind-f109c15f12ff?gi=fa0a9a9bac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