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한 디자인이 심플한 사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단순한 외관은 사실 사용과 작동의 단순함과 관련이 없다. 오히려 처음 사용할 때 복잡해 보이는 요소들이 결국은 제품을 더 잘 활용하기 쉽게 한다.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 복잡한 세상의 디자인, 도널드 노먼
단순함의 역설: 왜 심플한 디자인이 항상 최선은 아닐까?
우리는 종종 “단순할수록 좋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 이 말은 마치 금언처럼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항상 진실일까요? 오늘은 단순함의 역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왜 때로는 복잡해 보이는 디자인이 실제로는 더 사용하기 쉬울 수 있는지, 일상생활의 예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함의 정의
먼저 ‘단순함’이 무엇인지 정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Tom Krcha에 따르면, 단순함은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3]. 이는 단순히 시각적으로 깔끔한 것을 넘어서,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함의 복잡성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이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과정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Luke Wroblewski가 2006년에 쓴 글에서도 이미 이 점을 지적했는데, 현재의 디지털 환경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3]. 통합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발전으로 사용자 접점이 늘어나면서, 단순함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단순함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함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 짧아진 주의 집중 시간: 현대인들은 빠른 정보 처리를 원합니다. Etsy의 실험에서 보듯이, 페이지 로딩 시간이 조금만 늘어나도 이탈률이 크게 증가합니다[3].
- 편의성: Paul Boag는 사용자들이 “최소 저항의 경로”를 선호한다고 말합니다. Uber의 성공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3].
- 기능 과잉 방지: 복잡한 제품은 불필요한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3].
단순함의 역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단순함의 역설’에 직면하게 됩니다.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디자인이 실제 사용에서는 오히려 복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상 속 예시: 전자레인지
전자레인지를 예로 들어봅시다. 버튼이 두 개뿐인 매우 단순한 디자인의 전자레인지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하나는 시작 버튼, 다른 하나는 시간 조절 버튼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어떨까요?
- 시간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합니다.
- 다양한 요리 모드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 해동이나 데우기 같은 특수 기능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버튼이 더 많은 ‘복잡한’ 전자레인지는 어떨까요?
- 원하는 시간을 바로 입력할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요리 모드를 쉽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 해동, 데우기 등의 기능을 한 번의 버튼 클릭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버튼을 가진 ‘복잡한’ 디자인이 실제 사용에서는 더 단순하고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의 예: 카메라 앱
스마트폰의 카메라 앱도 비슷한 예입니다. 매우 단순한 인터페이스의 카메라 앱은 사용하기 쉬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다양한 상황에서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어떨까요?
- 단순한 앱: 셔터 버튼만 있는 경우
- 장점: 사용법이 매우 간단함
- 단점: 다양한 촬영 모드나 설정을 사용할 수 없음
- 더 복잡한 앱: 다양한 모드와 설정이 있는 경우
- 장점: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설정을 선택할 수 있음
- 단점: 처음에는 사용법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음
결국, 더 ‘복잡한’ 앱이 다양한 상황에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성 테스트의 중요성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최적의 디자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여기서 사용성 테스트의 중요성이 부각됩니다.
닐슨 노먼 그룹에 따르면, 사용성은 다음 5가지 품질 요소로 정의됩니다[4]:
- 학습 용이성
- 효율성
- 기억 용이성
- 오류
- 만족도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한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우리는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디자인이 실제로 사용하기 쉬운지, 혹은 더 복잡해 보이는 디자인이 실제로는 더 효율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성 테스트 방법
사용성 테스트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닐슨 노먼 그룹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합니다[4]:
- 대표적인 사용자 5명을 선정합니다.
- 이들에게 실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합니다.
-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어디서 성공하고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합니다.
- 사용자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고 관찰만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디자인이 실제로 사용하기 쉬운지, 혹은 더 복잡해 보이는 디자인이 실제로는 더 효율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단순함과 복잡함의 균형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적절한 복잡성’입니다. 이는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용 DSLR 카메라와 일반 사용자용 컴팩트 카메라를 비교해봅시다:
- DSLR 카메라: 많은 버튼과 다양한 설정 옵션
- 장점: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여 고품질의 사진 촬영 가능
- 단점: 초보자에게는 사용이 어려울 수 있음
- 컴팩트 카메라: 간단한 인터페이스와 제한된 옵션
- 장점: 누구나 쉽게 사용 가능
- 단점: 고급 기능 사용이 제한적
이 두 카메라는 각각 다른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하며, 각 그룹의 니즈에 맞게 ‘적절한 복잡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결론: 단순함을 넘어서
결론적으로, 우리는 ‘단순함’이라는 개념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함은 단순히 시각적으로 깔끔하거나 기능이 적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단순함은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때로는 겉으로 보기에 복잡해 보이는 디자인이 실제로는 더 ‘단순’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용자의 실제 니즈를 더 잘 충족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맹목적으로 시각적 단순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사용자 중심의 사고와 철저한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진정으로 효율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디자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는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는 원칙입니다. 때로는 복잡해 보이는 방법이 장기적으로 볼 때 더 효율적이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목적을 명확히 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인용:
[1] https://www.nngroup.com/articles/ux-basics-study-guide/
[2] https://www.nngroup.com/articles/usability-testing-101/
[3] https://careerfoundry.com/en/blog/ux-design/how-important-is-simplicity-in-ux-design/
[4] https://www.nngroup.com/articles/usability-101-introduction-to-usability/